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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미술관 소장품 가운데 사진 2점과 영상 1점을 선보인다.
박세연의 Untitled 6, AS EVER series, 한정식의 고요, 육근병의 Nothing 이다.
세 작품은 매체와 세대를 달리하지만, 화면에서 무엇이 일어났는 지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전시는 사건으로 기록되지 않은 작고 느린 변화와 흔적에 주목한다.
이미지 속 사건과 시점을 확인하려는 관습적인 이미지 읽기 대신,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채 남은 것들을 드러낸다.
전시 제목의 ‘사건은 없다’는 것은 ‘아무 일도 없다’는 뜻이 아니라, 다만 그것이 사건으로 기록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박세연의 사진 Untitled 6, AS EVER series 는 벽면에 남은 흐릿한 사각형의 흔적을 담고 있다.
무엇이 걸려 있었는 지는 알 수 없지만, 사물이 있던 자리를 중심으로 바래지 않은 벽면이 사물의 존재와 그것이 머물렀던 시간을 드러낸다.
작품은 사라진 대상을 보여주는 대신, 대상이 남긴 흔적에 시선을 머물게 한다.
한정식의 고요 는 마른 땅을 가로지르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곡선의 자국을 보여준다.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의 한국현대미술작가시리즈 사진 부문에 초대된 바 있는 작가는, 1970년대부터 사진에서 대상의 존재성을 지우고 형상을 덜어내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이 작품에서도 자국이 무엇에 의해 만들어졌는 지는 특정되지 않으며 대상이 사라진 자리에는 표면의 질감과 빛의 계조가 남는다.
무엇이 찍혔는지 알 수 없게 된 화면은 오히려 그곳에 무언가가 존재했음을 생각하게 한다.
육근병의 Nothing 은 비 내리는 마루를 8분여간 담은 영상이다.
촬영 현장의 음향은 모두 제거됐고 화면은 편집 없이 한 장면으로 이어진다.
사건을 만들어내는 편집의 구조가 사라진 화면에서 관람객은 비가 내리고 표면이 젖어가는 시간을 그대로 마주하게 된다.
육근병은 1992년 카셀 도큐멘타에 백남준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초청된 미디어 작가다.
미술관 관계자는 “우리는 이미지 앞에서 먼저 무슨 일이 있었는 지를 찾고 그것이 읽히지 않으면 부족한 이미지라고 여긴다”며 “그러나 세상에는 분명히 일어나고 있으면서도 사건으로 기록되지 않는 일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는 그러한 일들을 담은 소장품을 통해 관람객이 화면에서 무엇을 찾아내기보다, 화면 앞에 오래 머물며 그 안에서 흐르는 시간과 흔적을 바라보는 경험을 제안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대아스페이스는 전북특별자치도 산림환경연구소와 전북도립미술관의 협업을 통해 마련된 공간으로 대아수목원 내에 위치해 산림 휴양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미술을 접할 수 있도록 운영된다.
10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1월부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자세한 사항은 전북도립미술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클릭뉴스 pkc0070@naver.com
2026.09.22 1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