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완도군 감사②] 산하기관 소장 지인은 보조사업자로, 지인 업체 제품은 현장으로
검색 입력폼
사회

[전남광주 완도군 감사②] 산하기관 소장 지인은 보조사업자로, 지인 업체 제품은 현장으로

- 3개 보조사업 선정 과정에 소장 영향력…일부는 자격요건 논란

- 무인방제기 3대 5574만원 계약…정당한 업체 비교 없었다는 감사 판단

- 대상자 선정과 기자재 구매 분리하고 외부검증 도입해야

감사원은 전 소장 A씨가 보조사업자 선정과 특정 업체 제품 구매에 잇따라 개입해 심사와 계약의 독립성을 훼손했다고 판단했다.(사진=완도군)
[클릭뉴스] 완도군 산하 기관 전 소장 A씨가 지인 또는 지인이 추천한 사람을 보조사업자로 선정하도록 사실상 지시하고, 선정된 사업자에게 지인 업체 제품을 설치하도록 반복적으로 요구했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보조사업 대상자 선정부터 기자재 구매까지 동일한 지휘권자의 영향력이 이어지면서 심사와 계약의 독립성이 훼손됐다고 판단했다.

2026년 4월 공개된 ‘완도군 정기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A씨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지인 또는 지인이 소개한 사람을 보조사업자로 선정하도록 담당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다.

첫 번째는 2023년 ‘무량종균 대량생산 및 시설재배 기술시범사업’이다.

지인 B씨가 대표로 있는 농업법인이 보조사업자로 선정됐고 보조금은 8000만원으로 보조비율은 100%였다. 감사원은 A씨가 B씨를 사업자로 선정하도록 사실상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두 번째는 2025년 ‘시설 과원 스마트관리 종합시설 투입시범사업’이다. 지인 H씨가 보조사업자로 선정돼 보조금 3500만원과 자부담 1500만원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감사보고서에는 A씨가 H씨의 선정에 관여하고 이후 특정 제품을 추천한 사실도 지적됐다.

세 번째는 같은 해 ‘신소득 특용작물 화훼류 소득단지 시범사업’이다. 지인 F씨가 보조사업자로 선정돼 보조금 1400만원과 자부담 600만원이 투입됐다.

감사원은 F씨가 당초 사업 요건에 맞지 않는다는 담당자의 판단이 있었는데도 선정되는 방향으로 A씨가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봤다.

담당자들은 감사 과정에서 A씨가 특정인이 선정되도록 요구하거나 사업 선정 가능성이 높아지도록 평가자료를 작성하게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일부 담당자는 다른 신청자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지만 소장의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A씨는 특정인을 직접 선정하라고 지시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감사원은 A씨가 특정인이 선정되는 방향으로 담당자에게 말한 사실을 인정한 점과 다수 직원의 구체적인 진술을 근거로 해명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정 업체 제품 설치 문제도 확인됐다. A씨는 시설 과원 사업의 보조사업자 H씨에게 지인 B씨가 납품하는 무인방제기를 설치하도록 수차례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도 해당 제품을 세네 차례 추천했다고 진술했다. 감사원은 2023년에도 담당자가 정당한 업체 비교 없이 무인방제기 3대를 계약했다고 지적했다.

계약금액은 각각 2048만3540원, 1552만3040원, 1974만원으로 총 5574만8380원이다.

감사보고서만으로 해당 제품이 부실하거나 가격이 과다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핵심은 특정 업체가 지속적으로 거론되면서 보조사업자와 담당자의 선택권이 제한됐다는 점이다.

추천이라 하더라도 인사평정과 결재권을 가진 소장의 반복적인 발언은 실무자에게 사실상 지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완도군은 보조사업 대상자 심사와 기자재 업체 선정을 분리하고, 일정 금액 이상 사업에는 외부위원 검증과 복수 견적 공개를 의무화해야 한다.

심사표 변경 이력과 간부의 지시를 전산에 기록하고 최종 결재자가 이해관계자를 추천했을 경우 심의에서 배제하는 제도도 필요하다.
박기철기자 pkc007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