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원은 계약·보조사업·채용·공용물품 관리와 직장 내 괴롭힘 등 다수 비위가 경합했다고 보고 완도군에 A씨에 대한 정직 처분을 요구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7월 1일부터 2025년 6월 30일까지 소장으로 근무하며 소속 직원을 지휘·감독했다.
6급 이하 직원의 근무성적평정에 관여하고 농업산학협동심의회 위원장으로 보조사업 대상자 선정 심의를 주관했으며, 보조금 교부 최종 결재권도 행사했다.
감사원은 A씨가 2021년 말 지인 B씨로부터 특정 업체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은 뒤 담당자에게 해당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하도록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신규 담당자는 2022년 5월 B씨와 함께 업체를 방문했고 같은 해 7월 정당한 견적 비교 없이 해당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의계약 자체가 위법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지방계약 규정은 일정한 요건 아래 수의계약을 허용한다. 그러나 계약담당자는 거래실례가격과 다른 업체의 견적, 제품의 품질 등을 비교해 계약 상대방과 금액을 독립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감사원이 문제 삼은 지점은 지인의 부탁을 받은 소장이 특정 업체를 지정하면서 담당자의 판단과 비교 절차를 사실상 제약했다는 것이다.
A씨는 해당 업체가 장애인 업체여서 도움을 주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공익적 목적을 내세우더라도 특정 업체와 계약하도록 지시하는 행위는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장애인기업 우선구매 제도 역시 특정 업체를 미리 정해 계약할 수 있는 근거는 아니라는 취지다.
감사원은 A씨가 보조사업 대상자 선정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봤다. 담당자들은 특정인이 사업자로 선정되는 방향으로 A씨가 반복적으로 의견을 전달했고, 일부는 적격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면서도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웠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씨는 직접 선정하라고 말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지만 감사원은 직위와 인사평정 권한을 고려하면 특정인을 반복적으로 거론한 행위가 사실상 지시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감사는 결재권자의 의중이 실무자의 독립적 판단을 압도할 경우 계약과 보조금 행정의 공정성이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완도군은 수의계약 시 복수 견적과 가격검증 기록을 의무화하고 보조사업 심사위원의 이해관계 신고와 제척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 간부의 구두 지시를 문서로 남기고 부당한 지시를 독립적으로 신고할 수 있는 보호장치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박기철기자 pkc0070@naver.com
2026.07.21 10: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