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의 ‘유목의 시간’, 화엄사의 ‘천년의 시간’과 만나다 지리산대화엄사, 한불작가 8인전 “경계의 화엄–파리에서 구례까지” 개최 클릭뉴스 pkc0070@naver.com |
| 2026년 09월 21일(월) 15: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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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파리에서 오랜 시간 작업해 온 한국 작가들의 ‘유목의 시간’과 천년고찰 화엄사가 품어온 ‘천년의 시간’ 이 지리산 구례에서 만나는 자리다.
서양과 동양, 현대와 전통, 이동과 머묾, 창작과 수행처럼 서로 다르게 보이는 세계가 화엄의 사상 안에서 서로 관계를 맺고 하나의 세계를 이루는 과정을 예술을 통해 보여준다.
화엄의 언어로 말하면 ‘다름’은 단절의 이유가 아니라 더 큰 세계를 이루는 조건이다.
하나의 존재 안에 모든 존재가 비치고 서로 다른 존재가 서로를 비추며 세계를 이루는 화엄의 인드라망처럼, 이번 전시는 각기 다른 색과 언어를 가진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공존과 연결의 의미를 새롭게 묻는다.
파리에서 시작된 30여 년의 ‘유목’, 천년고찰 화엄사에 닿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모두 파리를 중심으로 작업해 온 소나무작가협회 회원들이다.
소나무작가협회는 1991년 파리에서 창립된 대표적인 한인 예술가 단체로 지난 30여년 동안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과 한국 등 국내외에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이번 전시에는 홍현주, 문창돈, 최현주, 훈모로 오세견, 박우정, 홍일화, 박인혁등 8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회화와 조각, 설치, 영상, 사진 등 서로 다른 매체를 통해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해 온 이들은 오랜 시간 고향을 떠나 낯선 언어와 문화 속에서 살아왔다.
그들에게 ‘떠남’은 단순한 공간적 이동이 아니었다.
익숙한 것으로부터 스스로를 떼어내 다시 자신을 바라보고 낯선 문화와 충돌하고 교감하면서 자기만의 예술 언어를 찾아가는 긴 구도의 시간이었다.
그 긴 유목의 시간이 이번 가을,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지리산대화엄사의 장엄하고 고요한 공간과 만난다.
타자의 땅에서 자신을 찾은 예술가들의 ‘예술적 귀향’“경계의 화엄 파리에서 구례까지”는 단순히 해외에서 활동한 한국 작가들의 귀국전이 아니다.
오랫동안 타자의 땅에서 자신을 찾아온 예술가들이 다시 고향의 오래된 시간 앞에 서서 자신이 지나온 길을 바라보는 ‘예술적 귀향’ 이다.
동시에 과거로 돌아가는 귀향이 아니라, 천년의 전통이 현재에도 살아 숨 쉬는 화엄사에서 “나는 어디에서 왔으며 앞으로 어디로 갈 것인가”를 다시 묻는 자리다.
파리에서 이어온 예술의 시간과 화엄사의 수행과 사유의 시간이 만나면서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종교와 예술 사이에 새로운 대화가 시작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아방가르드 무용가이자 전시기획자 신은주는 “천년고찰 지리산대화엄사의 전통적 공간에서 프랑스에서 돌아온 여덟 명의 작가가 색과 빛, 기억과 공간, 우주와 생명, 자연과 신체, 기술과 인간에 대해 서로 다른 질문을 던진다”며 “각기 다른 질문과 표현이 화엄의 인드라망 안에서 ‘다름의 광채’로 서로를 비추면서 하나의 세계를 이루고 관람객에게 전통과 현대가 새롭게 융합되는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 일 신은주 ‘항아리 퍼포먼스’“유목민, 구례에 닿다”전시 개막 행사는 9월 5일 오후 3시 화엄사에서 열렸다.
참여 작가인 오세견 작가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전시 취지와 참여 작가 및 작품 소개에 이어 특별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마지막 무대는 파리와 도쿄, 한국을 넘나들며 활동해 온 아방가르드 무용가 신은주의 퍼포먼스 “유목민, 구례에 닿다”로 장식됐다.
이 작품은 도쿄 신주쿠에서 선보였던 항아리 퍼포먼스에 이은 두 번째 연작으로 화엄사 보제루를 무대로 펼쳐졌다.
작품 속 항아리는 고향과 기억, 정체성을 품은 상징으로 등장했다.
신은주 작가는 오랜 시간 타향에서 살아온 예술가들의 떠도는 마음과 그 안에 축적된 기억을 몸짓으로 풀어내며 긴유목의 시간이 천년고찰 화엄사에 이르러 위로받고 새로운 힘을 얻는 과정을 표현했다.
특히 이번 퍼포먼스는 낯선 땅에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일구어 온 한국 작가들의 삶과 예술 혼을 위로하는 데 머물지 않았다.
그들이 다시 한국인의 문화적 뿌리를 딛고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새로운 출발의 에너지와 예술적 의지를 역동적인 몸짓으로 보여줬다.
파리와 도쿄를 거쳐 구례 화엄사에 닿은 신은주의 퍼포먼스는 긴 유목 끝에 다시 자신의 뿌리와 마주한 예술가들의 귀향과 새로운 출발을 상징적으로 보여줬으며 개막 행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 장면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유목에서 귀향으로 다시 새로운 출발로 이어지는’ 이번 전시의 전체 서사를 상징적으로 완성했다.
화엄사, 예술을 통해 ‘경계’를 넘어선다 화엄사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화엄사를 단순히 문화재를 관람하는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전통과 현대예술이 만나며 동양과 서양의 사유가 교차하는 열린 문화예술 공간으로 확장해 나가고자 한다”며 “천년 전 화엄사상이 서로 다른 존재들이 관계 속에서 하나의 세계를 이룬다는 가르침을 전했다면, 오늘날 예술 역시 서로 다른 문화와 시대, 인간과 자연, 기억과 미래를 연결하는 하나의 언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클릭뉴스 pkc007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