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해남고구마, 토양부터 다시 관리한다! - 전용 비료 개발로 품질 표준화 나선 해남군 박기철기자 pkc0070@naver.com |
| 2026년 05월 27일(수) 07: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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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고구마의 명성이 오래 유지되려면 재배 면적이나 브랜드 인지도만으로는 부족하고 토양 관리와 병해 예방, 품질 균일성까지 생산 단계에서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해남군은 지난 22일 남해화학㈜, 해남농협, 화산농협, 고구마연구회 등과 해남고구마 전용 복합비료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식에는 행정, 기업, 농협, 생산자 조직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사업은 협약 자체보다 그 배경에 의미가 있다. 고구마는 같은 밭에서 반복 재배할 경우 토양의 균형이 흔들리고 병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른바 연작장해가 누적되면 수량 감소뿐 아니라 모양, 당도, 저장성 등 품질 편차로 이어질 수 있다.
해남군이 전용 비료 개발에 나선 것은 이 같은 현장 부담을 줄이고, 주산지 브랜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생산 기반 정비 작업에 가깝다.
협약에 따라 해남군은 복합비료 개발에 필요한 연구·행정 기반을 지원한다. 남해화학은 앞으로 2년 동안 해남 지역 토양과 고구마 생육 특성을 분석해 신규 복합비료 개발을 맡는다.
해남농협과 화산농협, 고구마연구회는 시범사업 참여 농가 확보와 현장 자료 제공을 통해 연구개발 과정에 참여한다.
해남군 관계자는 “이번 전용 복합비료 개발은 단순히 새 비료를 하나 더 만드는 사업이 아니라, 해남 토양에 맞는 고구마 재배 기준을 세우는 과정에 가깝다”며 “시범 재배 결과를 면밀히 확인해 농가가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품질 관리 체계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화산면의 한 고구마 재배 농민은 “같은 고구마라도 밭 상태에 따라 모양과 수확량 차이가 적지 않다”며 “해남 토양에 맞춘 비료가 나오면 농가 입장에서는 품질 편차를 줄이고 병해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은 해남 토양에 맞춘 ‘맞춤형 처방’이다. 일반 복합비료를 일률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해남 지역 재배 환경과 고구마 생육 특성을 반영한 비료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특히 개발될 전용 복합비료에는 해남군 고구마연구센터가 자체 개발한 미생물이 포함될 예정이다. 해남군은 이를 통해 토양 개선, 수량 안정, 품질 향상, 병해 예방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실제 효과는 향후 시범 재배와 농가 적용 결과를 통해 검증될 필요가 있다.
해남군이 이 사업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고구마 산업의 구조 변화가 있다. 해남은 전국 최대 규모인 1943㏊의 고구마 재배 면적을 보유하고 있다.
‘해남고구마’는 지리적표시제 제42호로 등록된 대표 농산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산지 경쟁력은 재배 면적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소비자는 안정된 품질을 요구하고, 농가는 병해와 생산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재배 체계를 필요로 한다.
해남군은 지난해 11월 고구마 농업연구단지에 고구마연구센터를 열고 생산, 가공, 유통을 연결하는 ‘해남형 고구마 산업화 모델’을 추진해 왔다. 이번 전용 복합비료 개발은 그 모델을 실제 농가 현장으로 확장하는 단계다.
연구센터의 미생물 기술, 비료 제조 기업의 제품화 역량, 농협과 생산자 조직의 현장 네트워크를 결합해 해남고구마의 생산 기반을 표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해남군이 이번 사업을 통해 내놓은 메시지는 분명하다. 해남고구마를 단순한 지역 특산물에 머물게 하지 않고, 토양 관리와 재배 기술, 유통 경쟁력까지 갖춘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전용 복합비료가 현장 보급 단계까지 이어질 경우 농가에는 생산 안정성을, 소비자에게는 품질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전국 최고 고구마 산지라는 평가는 이제 과거의 명성만으로 유지되기 어렵다. 해남군의 다음 과제는 많이 생산하는 산지를 넘어, 같은 품질을 꾸준히 낼 수 있는 산지로 자리 잡는 일이다. 전용 비료 개발은 그 전환을 위한 첫 생산기반 실험으로 읽힌다.
박기철기자 pkc0070@naver.com
